Nikke Wiki

저주받은 보석.txt

저주받은 보석.txt

휘갈겨 쓴 듯한 어느 지휘관의 일기

3월 11일

특이 랩쳐 조사 임무에 투입되어 스쿼드를 이끌고 이동했다. 아마도 우린 말 그대로 버리는 패겠지. 특이 랩쳐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 파악하기 위한 용도의. 그래도 이런 임무는 보수가 좋다. 가족에게 돈을 못 보낸지 한참 되었으니, 이걸로 어느 정도 면은 세울 수 있을 거다.

3월 18일

특이 랩쳐와 조우했다. 마스터 급의 랩쳐였고, 잠깐의 교전 후 너무 손쉽게 승리했다. 별다른 능력을 보이지 않았고, 움직임도 지금까지 만나본 랩쳐들에 비하면 너무나 굼떴다. 특이한 점이라면 몸 일부에 반짝이는 수정이 박혀있었다는 것. 아주 드물게 값비싼 광석이 붙어있는 랩쳐가 있다고도 했으니 이 수정은 챙기도록 했다. 수정의 빛깔과 광택을 보니 싸구려는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3월 21일

함께 복귀하던 니케 하나가 갑자기 죽어버렸다. 아무런 전조도 보이지 않고 갑자기 죽었다. 바디에 상처도 하나 없고 오염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 갑자기 전원이 꺼진 듯 죽어버렸다. 다른 니케와 함께 애도했다. 죽은 니케가 소중한 듯 꽉 쥐고 있던 수정을 챙겼다. 뭔가 뚜둑하는 소리와 함께 뜯어내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렇게나 소중하게 꽉 쥐고 있었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그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수정이 조금 커진 듯한 느낌이다.

쨍그랑쨍그랑쨍그랑

니케 하나가 또 갑자기 죽어버렸다. 느릿느릿 걸어가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쓰러지며 쨍그랑하는 소리가 들렸다. 쿵이나 털썩 같은 소리가 아닌, 쨍그랑에 가까운 소리였다. 넘어지며 수정이 땅에 떨어진 것인가 싶었지만, 니케는 뒤로 넘어졌다. 수정은 죽은 니케의 손에 들려있었다. 남아있던 마지막 니케 역시 쨍그랑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우리는 그녀의 죽음을 애도한 후, 그녀를 분해해 보기로 했다. 그녀의 몸 내부는 수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찌직찌지직찌직찌지직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나와 니케는 얼어붙었다. 찌직. 찌지직. 유리가 쪼개지는 것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 죽었던 니케가 몸을 일으켰다. 공허한 눈으로 우릴 바라본다. 우리는 바로 그 자리에서 도망갔다. 나는 바로 휴가를 냈고, 함께 복귀했던 니케는 기억 소거를 희망했다고 한다. 그건 도대체 뭐였을까. 아아. 그건 분명 저주받은 보석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아직도 어두운 밤이 되면 내 귓가에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찌직. 찌지직. 하는 유리 쪼개지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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