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라, 친구.
어떤 여성이 남긴 녹음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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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 와 이거 생각보다 엄청 부끄럽네. 그래도 이렇게라도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 기계에다가 녹음하고 있는 거야. 이거 잘 되고 있는 거 맞나? 뭐 잘 되겠지. 네가 떠난 지 벌써… 몇 년이지? 아무튼 오래됐네. 보고 싶다 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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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깜짝 놀랐잖아. 분명 사고가 나서 죽었다고 들었는데 TV에 나오길래 내가 귀신을 보는 건가 했다고. 뭐 듣자 하니 너 뭐 적합자니 뭐니 됐다며? 뭔진 모르겠지만 축하한다. 이 촌구석을 벗어났잖아. 우린 아마 여기 계속 있을 것 같아. 마땅히 갈 곳도 없고. 고향이잖냐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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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추첨권인가 뭔가가 있다는데 그게 이 촌구석까지 올리는 없고. 그래서 그냥 여기서 술이나 진탕 마시면서 있기로 했어. 아, 에릭이랑 사라는 결혼했어. 내가 그때 말했잖아. 저것들 수상하다고. 아니라고 잡아떼더니만 속도위반으로 결혼했어. 하… 에릭 괜찮은 놈인데 아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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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걸 볼 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네 생일 선물로 사 준 그 뭐냐. 태양열로 충전되는 카세트 플레이어. 항상 네가 짱박아두던 곳에 놔뒀어. 고맙지? 아무튼 그래. 막상 이렇게 판이 깔리니까 할 말이 없네. 음…. 그동안 같이 놀아서 즐거웠어. 잘 지내라,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