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 추첨권
누군가가 쓴 텍스트 데이터
01
아래층 헨리가 방주 추첨권에 당첨되었다고 한다. 믿을 수가 없다. 그 자식은 직업도 변변찮고 수입은 말할 것도 없다. 명백히 나보다 하등 시민이라는 말이다! 뭔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02
따지러 갔더니 데이터에 오류는 없다고 한다. 내가 아니라 헨리 자식이 당첨된 이유를 말해보라 하니 기밀이라 말해줄 수가 없단다. 확실해졌다. 헨리 자식이 돈을 주고 추첨권을 산 게 분명하다. 인류 최후의 보루인 방주의 시민이 될 수 있는 영광을 돈 몇 푼으로 손에 넣으려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03
헨리를 찾아갔다. 네놈에게 방주는 과분하니 나에게 넘기라고 말했다. 헨리는 언제나와 같은 그 머저리 같은 웃음을 지으며 그건 안되겠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가증스러운 놈. 방주는 너 같이 덜떨어진 놈이 가면 안 되는 곳이다.
04
방주 추첨권을 손에 넣었다. 검붉은 얼룩이 좀 많이 묻었지만 어떻게든 잘 닦아냈다. 이걸로 나도 당당한 방주의 시민이 될 수 있다. 나 같이 유능한 이가 살아남아 인류에 이바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인류에 영광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