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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녀의 수기

어느 소녀의 수기

어느 쉘터에서 발견된 소녀의 일기장

XX 년 7월 23일 3시 비

집을 나왔다. 가출한 게 아니고 아빠가 그러자고 했다. 그동안 돈이 없어서 여행도 못 데려가 줬으니까 이번에는 꼭 좋은 데로 가자고 한다. 너무 신나서 하루종일 뛰어 다녔다.

XX 년 7월 24일 흐림

자동차 창문 밖에서 외계인을 봤다. 반짝반짝 배에서 빛이 났다. 아빠는 그게 영화를 찍을려고 만든 가짜 로봇이라고 했다. 근데 진짜 잘 만들었다. 폭발하는 것까지 다 만들었다.

XX 년 7월 25일 맑음

오늘 하루종일 놀이동산에서 놀았다! 사람도 없고 롤러 코스터도 다 멈춰 있었는데 그래도 오랫만에 아빠랑 같이 노니까 진짜 좋았다. 내일은 같이 회전 목마 타기로 했다.

XX 년 7월 26일 맑음

오늘은 아빠랑 회전 목마 타고 놀았다. 말은 가만히 있었지만 대신 아빠가 나를 안고 말들 위로 뛰어 다니게 해 줬다. 다 놀았을 때쯤에 멀리서 외계인 소리가 들렸다. 아빠는 나한테 사랑한다고 했다.

XX 년 7월 27일 흐림

놀이동산 꽃밭에 있는데 외계인이 나왔다. 아빠는 가짜라고 했지만 사실 난 알고 있었다. 외계인은 진짜다. 그래서 이제 엄마를 보러 가는 거냐고 했더니 아빠가 울었다. 그때 어떤 언니가 나타나서 외계인을 물리쳐 줬다! 이름을 물어밨더니 니케라고 했다. 지금 우리는 셀터에 있다. 나도 크면 꼭 언니처럼 멋진 니케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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